- 문화 코드로 해석하는 영화 리뷰2019년, 봉준호 감독의 영화 《기생충》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.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거머쥐며, ‘K-콘텐츠’의 새 시대를 열었다. 그러나 이 영화가 단지 영화적인 완성도나 서사 구조 때문에 주목 받은 것 만은 아니다. 외국인 관객들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‘문화 코드’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. 그중 하나가 바로 ‘계단’이다.계단은 왜 그렇게 자주 등장했을까?《기생충》을 본 이라면 기억할 것이다. 기택 가족이 부잣집 박사장네에서 파티가 열리는 날, 폭우가 쏟아지는 밤 어두운 길을 따라 끝도 없이 내려가는 계단을 걷는 장면을. 이 장면은 단순한 귀가길 묘사가 아니다. 공간 이동을 통한 계층 하강의 시각적 표현이다.많은 ..